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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25일 (월)
     
> 기획특집    
'한미 SOFA' 언제까지 촛불을 들어야하나 / 주한미군 감소에도 범죄는 오히려 증가

동두천 성폭행사건으로 SOFA 개정여론 '비등'

 

분노의 시선이 다시 한 번 주한미군으로 향하고 있다.
동두천 미군부대에 복무하는 주한미군이 지난달 24일 새벽 10대 여성이 혼자 사는 고시원 방에 무단침입해 이 여성을 수차례 성폭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고시원 주변에 사는 주부 길은민(34)씨는 "딸이 이곳에서 계속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녀야 하는데 어린 여학생이 이런 일(미군범죄)을 당했다고 하니 불안하다"며 "우리 힘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두천에서 미군이 민가에 들어가 성범죄를 저지른 것은 올해만 해도 두 번째다.
지난 2월에는 부대를 이탈한 L(20) 이병이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가정집에 침입, 노부부를 폭행하고 60대 부인을 성폭행하려다 긴급체포되는 사건이 일어났었다.
사법주권을 침해할 소지가 큰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에 맞게 개정해야 주한미군 범죄가 근절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주한미군이 저지른 범죄는 2004년 298건에서 2006년 207건으로 줄었다가 이후 다시 증가 추세다.
2007년 239건, 2008년 234건, 2009년 258건에서 지난해에는 갑자기 316건으로 급증했다.
주한 미군 수는 점차 줄어드는데 미군 범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군 범죄 집계에는 1999년 10월부터 피해액 200만원 미만의 단순 대물 교통사고가 제외됐는데 이를 합하면 매년 최소 600∼700건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루 2건꼴로 미군 범죄가 발생하는 셈이다.

 

사진 설명: 서울 광화문 미국 대사관 주변에서 전국여성연대 주최로 열린 '10대 여학생 성폭행 주한미군 즉각 구속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야간통행금지 부활을 비롯한 SOFA협정 개정을 요구하며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이 자료를 공개한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은 "작년 주한미군의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되면서 미군 범죄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은 9·11테러가 난 2001년 9월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장병의 외출을 금지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말에 한해 이를 완화했다가 지난해 7월2일자로 아예 폐지했다.
주한미군 감축으로 미군속, 가족, 초청계약자를 포함해 한미 SOFA가 적용되는 대상 중 미군의 비율은 해마다 줄어들지만 전체 SOFA 범죄 중 미군 범죄의 비중은 2006년 66.5%에서 점점 증가해 지난해에는 77.4%에 달했다.
법무부 자료를 보면 작년 주한미군은 뺑소니를 포함한 교통사범(48.4%), 폭력·상해(18.4%), 절도(11.8%) 등의 범죄를 주로 저질렀다.
성범죄를 저지른 미군은 지난해 11명이었고 살인범은 없었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의 박정경수 사무국장은 "미군 당국은 주한미군 범죄에 대해 한국의 비판 여론이 뜨거울 때 유감 표명에 그칠 뿐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며 "미군 범죄는 우발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외국어대 법학과 이장희 교수는 "미군이 한국에 파병될 때 한국의 법제도나 문화, 경제 수준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못받고 오다 보니 한국이 미개국가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미군 당국이 강력하게 감독하고 범죄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은 주한미군의 지위를 처음 규정한 1953년 한미상호조약을 바탕으로 1966년 7월9일 체결됐다.
이후 45년간 지금까지 두 차례 개정이 있었다.
이는 주한미군의 지위와 관련, 한국과 미국의 불평등한 관계를 개선하고 사법 주권을 침해하는 조항을 폐지하려는 정부 차원의 노력이라기보다는 '반미감정'에 기댄 측면이 있었다.
미군이 저지른 인면수심의 범죄에 한국 국민이 당하고 나서야 여론에 떼밀려 개정 작업에 나서는 식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미일 SOFA에 비해 불평등하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1980년대 미군 범죄가 급증하면서 1988년 1차 개정협상이 시작됐다.
2년여에 걸친 협상 결과 1991년 1월4일 합의된 개정안은 같은 해 2월1일 발효됐다.
이 1차 개정안은 한미 SOFA 제3부속서 '대한민국 외무부 장관과 주한 미국 대사간의 교환서한'에 명시된 한국의 형사재판권 자동포기 조항을 삭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자동포기 조항은 한국이 공무 중이 아닌 미군 범죄의 발생을 안 날부터 15일 이내 형사재판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미군에 전달하지 않으면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이다.
한국의 1차적 재판권이 인정되는 범죄의 범위가 확대된 것도 성과였다.
1966년 체결된 한미 SOFA는 양해사항에 한국이 우선적인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죄를 특정해 한국의 형사재판권을 제한했었다.
대상 범죄는 대한민국 안전에 관한 범죄, 살인죄, 강도죄. 강간죄였지만, 1차 개정안은 이 조항이 삭제돼 미군이 저지른 범죄 대부분에 대해 한국이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미군의 요청에 한국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식으로 한국의 권리 행사를 자의적으로 제한하는 합의의사록이 개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1차 개정 뒤에도 동두천 윤금이씨 살해사건(1992년)과 충무로 지하철 미군 난동사건(1995년) 등 사회적 이목을 끈 미군 범죄가 끊이지 않자 협정의 전면 개정요구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계속됐다.

 

사진 설명: 서울 광화문 미국 대사관 주변에서 전국여성연대 주최로 열린 '10대 여학생 성폭행 주한미군 즉각 구속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야간통행금지 부활을 비롯한 SOFA협정 개정을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에 양국은 1995년 11월 한미 SOFA 2차 개정협상에 들어갔지만, 미군 피의자 신병인도 시기, 검찰 상소권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미국 측이 협상 중단을 통고했다.
5년 뒤 2000년 2월 이태원 외국인 전용 클럽에서 미군이 한국인 여종업원을 살해한 사건은 한미 SOFA 재개정의 도화선이 됐다.
11차례에 걸친 공식협상 끝에 2001년 1월 합의된 2차 개정은 합의양해사항만 바뀌었던 1차 개정과 달리 SOFA의 3대 축인 본 협정, 합의의사록, 합의양해사항 모두 개정됐다.
2차 개정의 주요 내용은 두 가지다.
살인, 성폭행, 흉기강도, 방화, 마약거래 등 12대 범죄에 한해 피의자 신병 인도 시기를 종전 최종심 후에서 기소 시점으로 앞당겼고 살인과 성폭행의 현행범은 한국 정부의 계속 구금권을 인정했다.
아울러 미국에 1차적 재판권이 있다고 해도 한국이 중대한 범죄라고 판단하면 재판관할권 포기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명문상으로나마 추가했다.
하지만 한국의 사법 주권을 침해할 수 있는 조항도 여전히 유지됐다.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면 검사가 항소할 수 없게 한 것이나 변호사가 아닌 일반 미군 관리를 수사 및 재판 과정에 참여하도록 한 규정이 대표적이다.
결국 2002년 6월 의정부에서 여중생 2명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대규모 촛불집회와 함께 한미 SOFA의 재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지만 아직 3차 개정 움직임은 없다.

 

 

 

 

환경공업신문사 / 월간환경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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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1-10-07 17:26:49